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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오타니 이상' FA 대박 보인다...'타율 0.529 OPS 1.365' 소토, 이적하자마자 이주의 선수 선정

자유계약선수(FA) 대박 계약을 향해 질주를 시작한 후안 소토(25·뉴욕 양키스)가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일(한국시간) 소토를 아메리칸리그 이주의 선수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소토와 함께 내셔널리그 수상자로는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선정됐다.소토는 지난해까지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군림했다. 2018년 데뷔하자마자 신인왕 후보로 거론된 그는 6시즌 동안 타율 0.284 160홈런 출루율 0.424 장타율 0.524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최다 볼넷만 세 차례 기록할 정도로 리그 정상급 선구안을 지닌데다 장타력도 겸비한 '타격의 달인'이었다.그런 소토가 올해는 아메리칸리그로 건너갔다. 2022년 그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구단 재정 문제 및 향후 페이롤 정리를 위해 그를 양키스로 넘겼다. 애런 저지와 함께 타선 리더가 필요했던 양키스는 소토를 위해 젊은 선수를 다수 내주는 출혈도 감수했다. 일단 양키스의 선택은 성공할 것처럼 보인다. 소토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올 시즌 개막 4연전에서 타율 0.529,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65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개막전에서는 9회 말 결정적인 홈 보살을 기록했고, 1일 경기에서는 9회 초 결승타를 치는 등 승부처 활약도 빼어났다. 저지가 부진했던 양키스는 소토의 맹타 덕분에 아메리칸리그 최강팀인 휴스턴과 4연전을 모조리 쓸어오는 쾌거를 거뒀다.이번 수상으로 소토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샌디에이고에 이어 양키스까지 3개 팀에서 주간 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FA 직전 최고의 시즌을 보내야 하는 소토로서는 기분 좋은 출발이다.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소속이기도 한 소토는 이미 일찌감치 올해 겨울 FA 최대어로 꼽힌다. 커리어가 워낙 화려한 데다 선수 본인의 기준치도 높다. 앞서 그의 친정팀인 워싱턴은 그에게 15년 4억 4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제시했지만, 소토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워싱턴은 그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를 만드는 대신 미래를 선택했다. 소토의 기준은 저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저지는 2022시즌 종료 후 9년 3억 6000만 달러를 받고 양키스에 잔류했다. 트라웃은 2019년 12년 4억 265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10년 7억 달러에 다저스로 이적했다. 다만 오타니의 경우 연봉의 97프로를 추후 지급으로 돌려 실 가치는 4억 60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소토의 기준선도 이 정도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1998년생인 소토는 대학을 졸업하고 마이너리그를 졸업한 신인들과 비교해도 나이 차가 많지 않다. 당장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고 앞서 1일 선발 등판한 개빈 스톤(다저스)만 해도 1998년생으로 소토와 동갑이다. 계약 기간 내내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고 커리어까지 정상급이라 역대 최고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수상 경력, 커리어하이 성적과 MVP 등 수상 경력까지 더해지면 값은 더 올라간다. 소토의 올 시즌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 소토는 매년 MVP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직까진 수상 경험이 없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그를 이미 아메리칸리그 MVP 1순위로 꼽고 있다.한편 내셔널리그에서는 쿠바 출신인 구리엘이 주간 MVP로 뽑혔다. 구리엘은 지난주 콜로라도 로키스와 4연전에서 타율 0.471, 3홈런, 10타점, OPS 1.644를 기록했다.구리엘 역시 소토와 같은 해인 201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데뷔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쿠바 대표팀으로 뛰었던 율리 구리엘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졌고,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토론토 동료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애리조나로 트레이드됐는데, 개인 커리어 최다인 24홈런을 날리며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복덩이'가 된 그를 앞세운 애리조나는 2017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함께 월드시리즈 준우승까지 이뤄냈다. 구리엘은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애리조나와 3년 4200만 달러에 재계약해 올 시즌도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2 09:27
프로야구

[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프로야구

[연수 떠나는 선수들 ①] 그라운드 아닌 연구소에서 '스피드업'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이의리 등 젊은 주축 투수 5명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파견했다. KIA는 "맞춤형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 증가와 구위 향상을 기대한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도 2020년 이곳에 투수와 코치를 파견한 바 있다. 한화 이글스도 지난해 2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시설 견학에 나섰다.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는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훈련법을 익히기도 했다. 겨울에 그라운드나 실내 훈련장에서 땀 흘리는 게 아니라 미국에 있는 '연구소'로 단기 유학을 떠나는 게 트렌드가 된 것이다. '바이오메카닉 피칭 프로그램' 대유행 드라이브라인은 데이터 전문가였던 카일 바디가 2012년 설립한 야구 선수 육성 아카데미다. 바디는 1974년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운동생리학 박사 마이크 마셜이 주장한 바이오메카닉(생체역학) 피칭 이론에 심취했고, 작은 힘으로 효율적인 피칭을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소까지 설립했다.바디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했다. 자신이 영향을 받았던 마샬, 배리 지토 등 수많은 빅리거 투수들의 트레이너였던 현 '예거 스포츠(팔 컨디셔닝·멘털 트레이닝 전문 센터)' 대표 앨런 예거, 그리고 전직 야구 선수이자 신체 운동학(kinesiology) 박사, 야구 이론서 타격에 관한 과학적 접근(The Scientific Approach to Hitting) 저자인 쿱 디렌 하와이 대학교 교수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한 것이다.이들은 145~150g인 야구공보다 더 무겁거나 가벼운 공을 던지며 신체 가동성을 확장하면, 구속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불어 적절한 투구 메커니즘과 충분한 회복이 이뤄진다면, 공을 더 많이 던질수록 팔이 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은 타고 나야 한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더 빠른 공을 원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 또한 생체역학 데이터를 투구에 접목하는 투구 개발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다. 클레이튼 커쇼·켄리 젠슨 등 성적이나 기량이 떨어진 MLB 정상급 투수들이 이 아카데미에서 재기 발판을 만들었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 증가에 집중했던 초기와 달리 첨단 장비와 전문가를 동원해 선수의 신체 특성과 근육 활용을 분석하며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타자 고객도 많아졌다. 현재 MLB 최고의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도 피로도를 측정하는 데이터를 제공받았다.특히 이 시설이 독자 개발한 프로그램 '플라이오 케어 볼(plyo care ball)'은 선수·지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무게가 다른 공(Weighted Ball, 100~1500g)을 활용해 투구 메커니즘 개선과 근력 관리, 신체 혈류 공급까지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선수들과 함께 드라이브라인에서 연수를 받은 이동걸 KIA 코치는 "무작정 던지는 게 아니라,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자세가 있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는 습관이 생긴다"라고 했다. 만점자 수강생 배출한 '야구 학원'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 선수 시절이었던 1992년, 전지훈련지였던 브래든턴(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한 연구소에서 바이오메카닉 데이터를 측정해 효과적으로 근육을 쓰는 법을 측정한 경험이 있다"라고 했다. 무려 32년 전이다. 생체역학 데이터를 운동에 접목하는 시도와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시설은 이전부터 있었다. 드라이브라인도 설립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몇 년 전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시설이 국내 야구단과 선수들이 시선을 바다 건너에 있는 아카데미에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한화 단장을 역임한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신 트렌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도태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선수와 프런트 모두에게 생긴 것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위기감으로 인해 야구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주변을 면밀히 보게 되고, 호기심이 생기거나 이득을 경험할 수 있는 지점이 있으면 (직접) 확인하려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동현 전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결국 투수들이 원하고, 코칭스태프가 눈여겨보는 건 빠른 구속이다. 예전에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배워와서 구속이 7㎞/h 정도 오른 동료가 있었다. 효과를 옆에서 확인한 다른 선수들도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돌아봤다. 최근 몇몇 MLB 구단은 소속 선수의 드라이브라인행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플라이오 케어 볼 훈련법이 구속 상승에 포커스를 맞춘 뒤 부상을 당하는 선수가 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아카데미를 찾는 선수들이 많아진 건 성공 사례가 더 많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A구단 1군 투수코치는 2020년 NL 사이영상 수상 투수 트레버 바우어가 드라이브라인 모션 분석을 통해 최적의 팔 각도를 찾아 스위퍼를 장착한 사례를 언급하며 "결국 드라이브라인도 수많은 학원 중 하나다. 수강생 중 만점자가 나와서 소문이 나고, 그 효과가 더 부각된 케이스 같다. 이전에 비해 세부적인 매뉴얼을 갖춘 것 같지만, 큰 틀에선 새로운 게 없다"라고 했다.지난해 MLB와 KBO리그 모두 스위퍼가 위력을 발휘하자 꺾이는 각이 더 큰 변화구를 구사하려는 투수들이 많아졌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 향상뿐 아니라 더 큰 무브먼트를 위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더 나은 공을 던지려는 선수들의 욕구가 그라운드를 뛰어넘어 연구소로 향하고 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6 11:40
메이저리그

그레인키 FA+은퇴 기로...류현진 캔자스시티행 전망,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세 번째 푸른 유니폼을 입을까. 캔자스시티 로열스행 전망은 흥미롭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신시내티 레즈에서 단장을 맡았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을 통해 "류현진은 연봉 800만 달러(한화 약 104억 1600만원)를 받고, 캔자스시티와 계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캔자스시티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선발 투수 보강이 필요하며, 상황에 따라 류현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윈터미팅이 시작되고, FA 계약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류현진의 MLB 3번째 팀 전망도 많아지고 있다. 캔자스시티행 전망이 나온 다음날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입단설도 불러졌다. 최근 일본인 선발 투수 마에다 겐타와 2년, 2400만 달러(312억원)에 계약하며 마운드를 보강했지만, 여전히 '바이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현지 관측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재활 치료에 매진했고,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2023 정규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재한 기량을 증명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이 지나치게 투구 이닝(투구 수) 관리를 도모한 탓에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마운드 위에선 특유의 정확한 제구와 노련한 수 싸움 능력이 돋보였다.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류현진이 장기 계약까지는 따내기 어려워도, 1~2년 계약 대상자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캔자스시티는 2023 정규시즌 56승(106패)에 그치며 아메리칸리그(AL) 15개 구단 중 14위에 그친 약팀. 2015시즌 이후 포스트시즌(PS) 진출이 없고, 최근 5시즌엔 지구(중부) 4·5위만 오갔다. 캔자스시티는 2022시즌을 앞두고, 서른여덟 살이 된 잭 그레이키를 영입한 바 있다. 그는 7시즌(2004~2010) 동안 캔자스시티에서 뛰었던 투수이자 2021시즌까지 통산 132승을 거둔 리그 대표 투수였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있는 투수의 친정팀 복귀로 볼 수 있었지만, 마이크 마이너마저 팀을 떠나며 30대 투수조차 찾기 어려움 만큼 어려진 팀에 경험과 관록을 더하려고 한 구단의 의도가 핵심이다. 물론 그레인키가 미국 스포츠팬 사이에서 4차원으로 알려져 있고, 실리를 분명히 따지는 성향이지만, 젊은 선수들에겐 빅리그에서 성공한 투수였다. 그레인키는 1983년생이다. 캔자스시티 이적 뒤 2022시즌 4승, 2023시즌 2승에 그쳤다. 현재 FA 자격을 얻었다. 은퇴할 시점이 됐기 때문에 선수 연장 여부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캔자스시티엔 또 한 명의 구심점이 필요하다.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을 때 세대 교체 연결고리 역할을 해줬다. 그게 구단의 바람이기도 했다. 캔자스시티는 스몰 마켓이다. 스토브리그에서도 전성기에 있는 대어급 FA를 영입하는 바이어가 아닌, 셀러에 가까웠다. 그런 캔자스시티이기에 류현진의 이적 전망이 더 눈길을 끌었다. 캔자스시티 유니폼도 푸른색이다. LA 다저스와 토론토에서도 류현진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1 19:13
프로야구

팀 애정도, 친화력도, 노하우 전수도 최고 외인···그 이름은 MVP '페디'

91.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가 2023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페디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총유효표 111표 중 102표를 얻어 MVP를 수상했다. 그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내 야구 인생에서 올해만큼 대단한 시즌은 없을 것"이라며 감격했다. 페디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를 올렸다.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을 석권하며 선동열(1986·89·90·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탈삼진 214개) 이후 37년 만이자 역대 다섯 번째 '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처음 도입한 수비상에서도 감독과 단장, 코치가 꼽은 투수 부문 수상자(94.91점)로도 뽑혔다. 이날 총 5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페디는 "한 시즌 이런 마무리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1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도 유력하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해 아들의 수상에 눈시울을 붉힌 페디의 아버지는 "인생에 한 번뿐인 기회여서 함께 왔다. 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최고의 아들"이라고 감격해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 후 눈물을 흘렸던 페디는 사회자가 당시 상황을 언급하자 "또 눈물이 나려고 한다. (팔뚝 통증 탓에) 포스트시즌에서 NC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눈물이 나왔다"고 회상했다.페디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유행하는 변형 슬라이더 '스위퍼'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는 그는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에 스위퍼까지 장착해 위력을 더했다. 여기에 상하를 공략하는 체인지업도 완벽했다. 땅볼/뜬공 비율이 1.69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1위였다. 융화력도 최고였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동료를 카메라로 찍어 보드에 붙였다. 구단 유튜브를 통해 한국어 발음을 영어로 쓴 문장을 연습한 뒤 "마! 저 봐라. 영 파이다. 오늘 갱기 모한다. 내일 온나(저기 하늘 봐라. 날씨가 매우 안 좋다. 오늘 경기 못 하니 내일 와라)"라고 말하는 친근한 모습도 공개했다.이날 신인상을 수상한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시즌 도중 외국인 스카우트를 통해 "만나보고 싶다"고 요청하자, 페디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문동주가 궁금해하는 야구 노하우를 친절하게 대답해 줬다. 이날도 문동주에게 귓속말로 "지금 내 상(MVP)을 나중에 네가 들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페디는 "내가 알려준 것을 문동주 선수가 선보인다면 그만큼 리그가 성장하고, 더 재밌는 야구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페디는 MLB 6년 통산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2021~2022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선발 투수로 뛰었다. 페디는 올해 활약을 바탕으로 MLB는 물론 일본프로야구(NPB)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NC와의 재계약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of course(물론)"라고 답했다. 이형석 기자 2023.11.28 05:54
메이저리그

노시환 키우던 코치가 트라웃 만난다…조니 워싱턴, LAA 타격코치 선임

한화 이글스에서 노시환과 정은원의 각성을 도왔던 조니 워싱턴(39) 코치가 메이저리그(MLB)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마이크 트라웃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MLB 주요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MLBTR)은 19일(한국시간) 워싱턴 코치가 LA 에인절스 타격 코치로 선임됐다고 전했다.워싱턴 코치는 지난 2021년 잠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화에 부임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의 요청을 받고 1년 동안 한화 타자들을 지도했다. 빅리그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던 그가 한국행을 선택해 화제가 됐고, 이름값도 했다.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던 노시환은 그해 18홈런을 치면서 알을 깼다. 올해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해 31홈런을 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2루수 정은원, 유격수 하주석 등 당시 여러 타자들이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인연이 길진 않았다. 워싱턴 코치는 이듬해 MLB 시카고 컵스로 이적, 2년 동안 타격 보조 코치로 활동했다. 컵스에서 시간을 마무리한 그는 내년 새 체제를 맞이하는 에인절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올해까지 필 네빈 감독이 이끌었던 에인절스는 최근 베테랑 론 워싱턴 감독을 새로이 선임했다. 워싱턴 감독과 워싱턴 코치 사이 개인적 접점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타격은 에인절스가 풀어내야 할 숙제기도 하다. 올해까지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 쇼헤이를 중심으로 타격을 풀어갔으나 오타니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돼 이적이 유력하다. 트라웃은 지난해 커리어로우를 기록했다. 트라웃이 다시 살아나고, 오타니를 대체할 전력을 워싱턴 코치가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 때보다 힘들 수도 있는 과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19 09:02
메이저리그

'KBO리그 역수출 전설' 켈리, WS 데뷔전 승리 투수...2023년 PS 3승째

KBO리그에서 뛰었던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켈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2023 MLB WS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3피안타·1실점으로 호투하며 소속팀 애리조나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포스트시즌(PS)에 나선 4경기 중 가장 많은 탈삼진(9개)을 기록할 만큼 텍사스 타선을 압도했다. 켈리는 뜨거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지난 8일 LA 다저스를 상대로 나선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DS·5전 3승제) 1차전(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과 2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CS·7전 4승제) 6차전(5이닝 1실점)에 이어 이번 PS 3승(1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65에서 2.25로 낮췄다. 24일 필라델피아전은 애리조나가 먼저 3패(2승)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팀 반격을 이끈 호투였다. 이날도 그랬다. 애리조나는 28일 치른 1차전에서 9회 말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승부 끝에 5-6으로 패했지만, 켈리가 중책을 안고나선 2차전에서 다시 한번 시리즈를 원정으로 돌리는 호투를 보여줬다. 켈리는 2019년 WS 6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8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한 전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이후 처음으로 WS 무대에서 7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 투수가 됐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뛴 투수다. KBO리그에서 기량을 키운 뒤 MLB 애리조나의 러브콜을 받았고, 팀 주축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켈리는 이날 호투로 한국시리즈(KS)와 WS 무대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된 역대 첫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18년 한국시리즈(KS) 3차전에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KBO리그 한화 이글스 소속이었던 2006년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KS를 치렀고, MLB에서도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WS 2차전에 출격했지만, 모두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다. 1~3회 말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해낸 켈리는 타선이 2점을 지원한 뒤 나선 4회 말에도 2사 뒤 에반 카터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2-0 스코어가 이어진 5회 말, 선두 타자 미치 가버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6회는 마커스 세미엔과 코리 시거, 텍사스 내야 거포들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애리조나는 7회 초, 에반 롱고리아와 코빈 캐롤이 적시타를 치며 4-1로 달아났다. 켈리도 7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던 가르시아와의 선두 타자 승부가 백미였다. 켈리는 5구째 몸쪽(우타자 기준) 커브로 파울을 유도했다. 타자가 스윙 뒤 넘어질 만큼 낮은 코스에 던졌다. 이어 바깥쪽 151.4㎞/h 낮은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애리조나는 8·9회 각각 3점과 2점을 내며 달아났다. 불펜진은 추가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냈다. 애리조나가 'KBO리그 대표 역수출' 투수 켈리를 앞세워 반격에 성공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29 13:55
산업

한화 창립 71주년 김승연, '창업 시대의 야성' 강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71주년을 맞아 ‘창업 시대의 야성’을 강조했다. 10일 한화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창업의 아침'을 주제로 한 기념사에서 "한화그룹은 시대적 사명감으로 남다른 성장사를 써내려 왔다"며 지속적인 혁신과 도전을 당부했다. 한화그룹의 창립기념일은 10월 9일이다. 김 회장은 창립기념일이 공휴일이었던 만큼 이날 기념사를 내놨다.김 회장은 한화그룹이 사업재편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창업 시대의 야성이 꼭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창업 시대에 있었던 생존에 대한 열망과 과감한 실행, 열린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100년 한화 그 이상의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선 매 순간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불굴의 창업정신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김 회장은 올해 새롭게 합류한 조선 '빅3' 한화오션과 관련해 "한화오션이 가진 저력을 바탕으로 혁신과 도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기존 역사를 뛰어넘는 성공을 이뤄가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김 회장은 임직원의 확신과 자부심으로 현재 진행 중인 그룹의 혁신을 이어갈 때 불확실성은 성공의 역사로 채워질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는 "한화의 DNA는 포용과 관용을 근간으로 '함께 멀리'를 지향한다"며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호주 레드백 장갑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K9 자주포 및 현무 폴란드 수출의 성공이 한화그룹의 기업 문화로 공고하게 정착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이와 관련해 한화의 방산 사업군의 최전선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국 육군협회(AUSA)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 AUSA 전시회는 미국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지상군 분야 방산 전시회다. 한편 김 회장은 "모든 사업영역에서 더욱 엄격한 준법정신과 차별화된 윤리 의식으로 정도경영을 실천해달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을 성공의 역사로 이끈 임직원 모두가 오늘의 한화를 만든 주인공이자 자랑스러운 챔피언"이라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0 12:03
프로야구

[김인식 클래식] "나도, 야신도 틀렸다. 지금 시기는 감독 능력이 가을야구 판가름"

지난 2012년 가을,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과 '감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냈다. 요지는 이렇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고, 필자는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속팀에서나 국제대회에서 필자는 늘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로부터 10년이 더 흘렀다. 돌이켜보면 둘 다 맞는 말이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깨닫기까지 오랜 경험과 시간이 필요했다. 기본적으로 야구는 감독과 선수가 함께하는 것이다. 사실 한 시즌을 운영하다 보면 감독의 능력으로 팀에 추가로 더 가져올 수 있는 승리는 많지 않다. 다만 얼마나 중요한 상황에서 감독의 역량으로 승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시기가 바로 그렇다. 1위 LG 트윈스와 하위 팀을 제외하고 나머지 팀은 가을야구를 위해 총력전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봐왔듯 반 경기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과 탈락이 결정될 수 있다. 지금 이 시기에 감독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 이유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와일드카드 진출권 확보를 위한 싸움이 한창이다. 지난달 3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전. 토론토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가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해 2-5로 뒤진 8회 1사 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토론토는 이후 상대 폭투로 한 점을 더 따라붙었고, 커크는 3루까지 진루했다. 후속 타자의 중견수 뜬공 때 커크가 홈을 파고들다 간발의 차로 아웃됐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토론토 야수 중 가장 발이 느린 선수가 커크다. 그가 3루에 진루했을 때 대주자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봤는데 여겼는데, 안타깝더라. 교체할 야수가 없었더라면 투수라도 핀치 러너로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토론토는 9회 한 점을 따라붙었으나, 결국 4-5로 졌다. 감독이 판단과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어쩌면 토론토가 이날 뼈아픈 패배로 인해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반 경기차로 뒤져 탈락할 수도 있다. MLB처럼 KBO리그도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2위 KT 위즈는 물론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SSG 랜더스가 치열하게 경쟁한다. 7위 롯데 자이언츠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MLB는 선수 기량이 특출해 감독의 경기에 개입할 여지가 적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에게는 아무래도 더 많은 사인(지시)이 필요하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는 감독이 수비 움직임부터 공 배합 사인까지 직접 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때로는 선발 투수를 길게 끌고 갈 수도 있고, 과감하게 불펜 투수를 일찍 투입할 수도 있다. 감독의 역할이 가을야구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상위 팀일수록 감독의 실책을 커버할 수 있다. 그러나 팀 전력이 약할수록 사령탑의 '실책'이 더욱 도드라진다. 감독이 벤치에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가장 바빠지는 시기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9.20 07:02
메이저리그

강정호·김하성과 한솥밥 먹던 거포...가장 흥미로운 가디언스 새 크루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각 구단의 손익을 두고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MLB닷컴 윌 레이치는 유니폼을 바꿔 입은 30개 구단에서 각 한 명씩 꼽으며 '흥미로운 영입'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트레이드 모두 포함한다. '한국인 빅리거'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달튼 바쇼가 꼽혔다. 토론토에 필요한 좌타 외야수라는 점을 강조했고, 27개를 때려내며 커리어하이를 찍은 2022시즌 홈런 기록이 평균치가 아닌 점도 언급했다. 빅리그에 입성한 일본인 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일본 리그 대표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 뉴욕 메츠에 입성한 센가 코다이가 그 주인공이다. MLB닷컴은 요시다에 대해 "그가 (기존 스타 플레이어) 젠더 보가츠의 이적 공백을 대신할 것이라는 건 타당하지 않지만, 보스턴팬들은 요시다가 스타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센가에 대해서는 "서른네 살보다 어린 (선발) 로테이션 멤버를 개막 시리즈에 지켜보는 기대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난 '전'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을 염두에 둔 전망으로 보인다. 조쉬 벨도 눈길을 끄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달 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기간 2년, 총액 3300만 달러(한화 430억원)에 계약했다. 2022시즌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1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클리블랜드는 기존 1루수 조쉬 네일러를 원래 포지션인 외야수로 돌리고, 그 자리에 벨을 투입할 전망이다. 2016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벨은 통산 130홈런을 기록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었던 2019시즌 37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벨은 2015~2019시즌 피츠버그 소속으로 뛰었던 강정호와 팀 메이트였다. 2020시즌이 끝나고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적했고, 지난해 8월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후안 소토와 함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하며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과도 한솥밥을 먹었다. 벨은 피츠버그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워싱턴에서 뛴 247경기에서도 타율 0.278·홈런 41개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뒤 출전한 53경기에서는 타율 0.192·홈런 3개에 그쳤다.MLB닷컴은 클리블랜드가 벨을 영입한 점을 두고 포지션 정리 변수를 언급했고, 이어 "어떤 버전의 벨을 얻었느냐가 중요하다. 샌디에이고에서 부진에 허덕이던 그가 아닌 워싱턴에서 뛰던 스타를 얻었다면, 라인업이 전과 다른 수준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레이치는 저스틴 벌랜더(뉴욕 메츠) 디그롬, 젠더 보가츠, 트레이 터너 등 FA 대어급 선수들은 다루지 않았다. 구단별 한 명을 꼽은 이유에 대해서도 비교적 짧게, 위트를 가미해 설명했다. 전력 상승 요인이 확실한 선수보다는 퍼포먼스 예측이 쉽지 않은 선수를 주로 소개했다. 안희수 기자 2023.01.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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